스타트업 PR, 이것만 보세요 : 보도자료가 아닌 판을 짜는 일

‘언제, 어떻게’ PR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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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0, 2025
스타트업 PR, 이것만 보세요 : 보도자료가 아닌 판을 짜는 일

안녕하세요. 얼마 전 카카오벤처스 유튜브에 공개된 ‘PR 팟캐스트’ 영상, 다들 보셨나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저희 커뮤니케이션팀의 이예화 수석(Emma)박소진 선임(Wendy) 스타트업 PR을 주제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게스트도 함께했는데요.
카카오벤처스의 패밀리사이자 초지능 AI 기업 ‘트릴리온랩스(Trillion Labs)’에서 PR을 담당하고 계신 박소현 님(Head of Communications)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소현님은 언론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e스포츠 ‘롤 챔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을 거치며 소비재·콘텐츠·테크 스타트업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그야말로 스타트업 PR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게스트와 함께 ‘스타트업 PR은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주제로 나눈 깊은 대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1. 초기 스타트업, PR이 꼭 필요할까요?

스타트업 대표님이 PR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고민들이 있습니다.

“제품도 아직 유명하지 않은데 PR을 해야 할까요?”
“충분히 바쁜데 PR에 시간과 돈을 써야 할까요?”
“저희가 사업만 잘하면 되지, 기술이 훌륭하면 되지, 꼭 PR을 해야 하나요?”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하는데요.
초기 스타트업에게 PR이 정말 필요할까요?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세상에 막 나온 회사입니다. 기술이 훌륭하고 제품이 좋아도, 세상이 그 존재를 모른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PR은 바로 그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첫 번째 과정입니다.

PR의 핵심은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그리고 누가 그 팀을 이끌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구조(판)’가 탄탄하게 짜여야, 그 위에서 투자자·고객·파트너·채용 후보자와의 신뢰가 쌓이죠.

특히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이 ‘판’을 제대로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과 미디어, 고객이 아직 모르는 영역 속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일관된 메시지로 전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고, 결국 산업 내에서 선도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소현 리더는 PR을 고민하는 대표님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시장이 혹은 미디어가 짜주는 곳 위에 우리가 장기말로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판을 짜는 설계자 역할을 할 것인가.
그 설계자 역할을 하고 싶다면 PR을 꼭 하셔야 됩니다.”

2. PR의 베스트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그럼 PR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

많은 스타트업이 PR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전략적으로 PR을 시작하기 좋은 ‘베스트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박소현 리더에 따르면,
1) 기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야 하는 시점, 혹은
2)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앞둔 시점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 두 타이밍은 서로 맞물려 있는데요. 모두 회사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직전의 순간입니다.

즉, 비즈니스의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했거나,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거나,
대규모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
PR을 통해 회사의 신뢰와 비전을 외부에 각인시키기에 가장 이상적입니다.

특히 산업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라면 PR의 파급력은 훨씬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I 산업이 주목 받았습니다. 이때, AI와 관련한 키워드가 굉장히 적기인 것이죠.

“계속해서 메시지가 노출이 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또 유효 타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즉, 이미 세상의 관심이 향하고 있는 ‘산업의 흐름’ 위에서 우리 기업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PR의 타이밍입니다.

3. PR에 대한 흔한 오해 TOP3

PR에 대해서는 흔히 여러 가지 오해가 존재합니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업계 안팎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공통된 인식이죠.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PR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1) PR은 ‘보도자료 뿌리기’다?

많은 스타트업이 ‘PR = 보도자료 뿌리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타트업 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회사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데요.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상황을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이 비즈니스를 왜 시작했는가’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속한 시장이나 문제 영역은, 대부분 고객이나 미디어가 잘 모르는 곳일 때가 많습니다.
즉, 아직 세상에 없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지만, 대중은 그 회사의 존재는커녕 ‘무슨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초기 PR의 출발점은 바로 ‘카테고리에 대한 인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PR은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있습니다” 같은 홍보성 기사나 보도자료를 내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활동이 필요한 시점도 있지만, 초기 PR의 본질은 ‘판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고객과 미디어, 시장이 아직 모르는 영역 속에서 “이런 문제가 있고, 우리는 이렇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 구조(판)를 짜는 것이죠. 이렇게 설계된 판 위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계속 쌓아갈 때, 비로소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회사의 포지션이 자리 잡게 된답니다.

2) PR하면 바로 매출이 오르는 거 아닌가요?

많은 분들이 PR을 하면 매출이 곧바로 오를 거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PR은 마케팅처럼 ROAS(Return on Ad Spend) 구조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PR은 즉각적인 매출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와 시장 내 존재감을 장기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입니다.단기 트래픽보다 더 근본적인 자산을 쌓는 일인 셈이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매출이 없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다소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좋은 미디어 노출이나 인터뷰는 잠재 고객·투자자·파트너에게 “이 회사는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남깁니다. 이런 신뢰의 축적이 시간이 지나며 매출, 채용, 협업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결국 PR은 마케팅의 ‘광고 집행’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의 전환율을 높이는 신뢰 인프라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매출 그래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우리 이름이 ‘신뢰할 만한 주체’로 자리 잡는 것이니까요.

3) PR 담당자와 미디어와 관계, 정말 필요한가요?

업계 안팎에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있습니다.

“PR은 기사 써달라고 기자 만나러 다니는 일이다.”

하지만 실제 PR은 훨씬 더 복잡하고 전략적인 일입니다. 좋은 PR 담당자의 목적은 기자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관계 자산을 꾸준히 쌓는 것에 있습니다.

이 관계는 단순한 친분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으로 닿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이죠. 이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이해받기 어렵지만, PR에서 가장 핵심적인 시간임은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뷰티 산업에서 홍보 담당자를 채용할 때, 동종업계 이력이 있던 분을 대개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이미 그 산업에 대한 인프라 자산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해도와 함께 빠르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이 논리는 PR 담당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기업이 PR 담당자를 채용할 때 단순히 홍보 역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타겟팅해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 인프라를 갖춘 사람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다만 이 ‘인프라 자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대화와 피드백, 신뢰를 쌓는 긴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형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보이지 않는 과정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모순 아닐까요?

“좋은 PR은 결국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관계와 신뢰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4. 초기 스타트업에서 ‘PR 전략을 세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초기 스타트업의 PR은 사실 ‘언제 할까’보다 ‘무엇부터 할까’가 더 중요합니다.

트릴리온랩스는 창립 초기 직접 PR 전략을 수립하며, 짧은 시간 안에 외부 인지도와 신뢰를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은 PR을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비즈니스와 사람, 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적 언어 설계’로 접근했습니다.

트릴리온랩스가 보여준 ‘PR 3단계 전략’

박소현 리더가 트릴리온랩스에 입사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PR 전략 세우기 였습니다.

“PR의 첫 단계는 메시지를 세우는 일입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고, 왜 만들었으며, 어떤 영향을 주려는지를
스스로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 트릴리온랩스 PR 전략 일부 발췌

박 리더는 PR 전략을 다음 세 가지 축으로 나누어 설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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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전략의 세 가지 축?

  1. 비즈니스 모델 –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 진입 배경, 차별화 포인트

  2. 사람(팀) – 창업자와 핵심 인력의 이력, 팀이 가진 기술적 강점과 스토리

  3. 시장 – 진입하려는 시장의 규모, 잠재력, 회사가 만들고 싶은 변화

이후,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각각 질문을 던집니다.

🤔

이후 각각 던지는 질문

  1. 비즈니스 모델 –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 진입 배경, 차별화 포인트

  2. 사람(팀) – 창업자와 핵심 인력의 이력, 팀이 가진 기술적 강점과 스토리

  3. 시장 – 진입하려는 시장의 규모, 잠재력, 회사가 만들고 싶은 변화

이 질문들에 답하면서 핵심 키워드와 문장을 도출하고,
그 키워드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구조화했습니다.
즉, 회사의 정체성을 언어로 시각화하는 작업이죠.

메시지를 ‘목적’에 따라 구분하라

메시지를 한 번에 모두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트릴리온랩스는 메시지를 목적별로 구분해 설계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1)채용, 2)투자, 3)기술 , 4)브랜드 입니다.

이렇게 분류된 메시지는 보도자료, 기획기사, 인터뷰, 콘텐츠 등 각 채널에 맞춰 재가공되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일관된 톤과 구조’를 갖게 되었던 것이죠.

잘 짜인 구조는
1. 일관된 톤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2. 각 이해관계자(투자자·고객·인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3.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와 인지도를 함께 쌓게 만듭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PR은 ‘메시지’보다 ‘구조’를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스타트업에게 좋은 기사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나요?

PR 전략을 짜고 이제 이 전략으로 기사만 쓰면 될 것 같은데, 스타트업에게 좋은 기사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좋은 기사는 ‘광고’가 아니라 ‘산업을 읽는 콘텐츠’

“우리가 이런 걸 만들었어요.”
“이번에 이런 성과를 냈어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렇게 기획안을 시작하는데요.

PR의 목적은 단기 노출이 아니라, 회사의 존재감을 장기적으로 쌓아가는 일입니다.

기사 한두 개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우리 회사가 시장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보여주는 과정이죠.
PR은 장기적으로 회사의 존재감과 대세감을 드러내는 일이에요.

트릴리온랩스 박소현 리더

그래서 박소현 리더는 스타트업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기사를 기업의 관점에서 보지 마세요.
우리에게는 너무 중요해도, 세상은 관심 없을 수 있어요.”

보도자료가 비즈니스 성과 중심의 팩트를 전달한다면,
기획 기사산업과 트렌드의 맥락 속에 우리 이야기를 녹이는 일입니다.

즉, 단순히 ‘우리 회사가 이런 일을 했다’가 아니라, ‘지금 산업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고, 그 안에서 우리가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연결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산업의 흐름과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입니다. 현재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의 성과와 존재 이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때, 비로소 그 기사는 새롭고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됩니다.

결국 좋은 기획 기사는 단순한 홍보,광고가 아니라, 산업의 이야기와 기업의 메시지가 어우러지는 콘텐츠입니다.

‘기획 기사’ 작성하는 방법: 스토리 구조를 짜야합니다

기획기사의 작성 방법을 이야기하며 박 리더가 언급한 개념이 있었는데요. 바로 역삼각형 구조’ 입니다.
이는 기사를 구성할 때 산업의 흐름에서 출발해, 그 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방식인데요.
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산업의 흐름 —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시장의 변화
2️⃣ 그 흐름 속의 우리 이야기 — 우리가 만들어낸 성과나 변화

즉, “우리는 이런 성과를 냈어요”가 아니라 “이 산업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가 이런 결과를 냈어요”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구조를 바꾸면 기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룰 이유가 생기고, 결국 더 많은 매체가 주목하게 됩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기업 중심’의 문장을 ‘시장 중심’의 문장으로 바꾸는 일.
즉, 산업적 인사이트와 흐름 속에서 우리의 성과를 해석해내는 것입니다.

“기업 관점이 아니라, 시장의 관점 · 미디어의 관점 · 독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콘텐츠인가를 고민하세요.”


지금까지 카카오벤처스 커뮤니케이션팀과 트릴리온랩스의 박소현 리더님과 함께,
초기 스타트업 PR이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설계해 나가면 좋을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번 대화가 PR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들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PR은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시간을 들여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몇 달, 혹은 몇 년간의 꾸준한 PR 활동은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 투자나 파트너십처럼 중요한 순간에 보강력한 자산으로 작용하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꾸준한 PR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 존재감과 스토리를 단단히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

본 글에서 다 담지 못한 깊이 있는 내용을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카카오벤처스 유튜브 채널을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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