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구매 전략: 낯선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Variety Seeking'의 비밀

사람들은 언제 새로운 선택에 열려 있을까요? Variety Seeking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스타트업이 첫 구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환경 설계 전략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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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4, 2026
스타트업 구매 전략: 낯선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Variety Seeking'의 비밀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새로움을 언제나 반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익숙하지도 않고 충분히 검증되지도 않은 스타트업의 제품은 지금 당장 선택할 이유가 없는 옵션일 때가 많죠.

그래서 스타트업은 늘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왜 우리가 당신의 제품을 선택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제품의 성능입니다. 차별화된 문제 설정, 압도적인 기술력이라면 분명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요인은 성능만이 아닙니다. 어떤 선택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눈앞에 놓여 있는지 역시 중요한데요.

그렇다면, 한 번 관점을 바꿔보겠습니다. 선택이 이루어지는 환경 자체를 새로운 선택에 유리하게 설계할 수 있을까요?

낯선 제품에 눈이 가는 그 순간을 찾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제품을 알리는 첫걸음을 내딛기가 조금 더 쉬워질 것 같은데요. 과연 사람들은 언제 더 새롭고 다양한 선택지를 추구하게 될까요?
 


사람들이 더 다양한 것을 찾는 순간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소비자 행동 연구에서는 한 가지 개념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Variety Seeking인데요.

Variety Seeking은 소비자가 변화나 새로움 자체를 위해 다른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을 뜻합니다. 이전 선택에 불만이 있어서, 성능 상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양성 자체를 추구하는 경향을 말하죠.
 

두 개의 아이스크림 콘이 있다. 하나는 한 가지 맛으로만 구성된 아이스크림이고, 다른 하나는 세 가지 맛이 조합된 아이스크림이다. 이 중 후자를 선택하는 행동은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 행동인 Variety Seeking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을 세 스쿱 고를 때, 같은 맛으로만 채우기보다 서로 다른 맛을 담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 번의 쇼핑을 할 때,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여러 브랜드를 함께 구매하는 행동도 Variety Seeking 성향이 높은 경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전제는 이런 선택이 꼭 충동적이거나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Variety Seeking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활용하는 일종의 판단 요령, 즉 휴리스틱이라는 것이죠.

특정한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 경향성이라는 전제 아래 Variety Seeking의 작동 기제를 설명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요. 지금부터 실제 연구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프지 않은 결제가 다양한 구매를 부른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지만, 사실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은 생각보다 큽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감각은 결코 가볍지 않죠.

이러한 맥락에서, 결제 과정의 고통을 조금 덜어준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값을 지불하는 프로세스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현금 결제 방식을 더 고통스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결제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구매를 정당화해야 하는데요. 제품이 낯설수록 고통을 감수하고 구매하도록 설득하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제품은 그 가치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선뜻 선택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결국 현금 결제를 할 때 사람들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신, 가장 익숙하고 선호도 높은 옵션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결제 방식에 따라 구매 과정에서 느끼는 고통의 차이를 설명한 이미지다. 왼쪽에는 현금 결제가 표현되어 있으며, 지출이 직접적으로 인식되어 구매의 고통이 커지는 가시적 지출 방식임을 나타낸다. 오른쪽에는 카드 및 모바일 결제가 표현되어 있으며, 지출이 간접적으로 인식되어 구매의 고통이 줄어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반대로 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카드 결제나 모바일 페이는 결제의 고통을 상대적으로 줄여줍니다. 심리적 부담이 덜한 환경에서는 정당화의 압박도 작아지고, 그 결과 소비자는 여러 선택지를 둘러보며 새로운 옵션을 시도해 볼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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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방식이 구매 다양성(Variety Seeking)에 영향을 미친다”

  • 실제 쇼핑 데이터 6,405건 분석 결과, 현금보다 카드·모바일 결제에서 더 많은 다양성 선택이 나타났습니다.

  • 실험 연구에서도 현금 결제는 선택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쿠폰·비현금 결제는 더 다양한 선택을 유도했습니다.

  • 단, 제품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결제 방식에 따른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선택을 정당화할 기준이 없을 때, 결제 방식의 효과 역시 제한적임을 보여줍니다.


잠이 덜 깬 고객은 안전한 선택을 한다

구매를 고민하는 시간대 역시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은 하루 종일 같은 에너지, 같은 인지 상태로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요.

아침에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를 지나 다시 휴식 상태로 접어들기까지 우리의 각성 상태(arousal level)는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이런 일상의 리듬은 구매 선택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시간대와 다양성 추구 경향성(Variety Seeking)의 상관관계를 다룬 초기 연구에서는 보완 메커니즘을 가설로 세웠습니다. 각성 수준이 낮을수록 더 강한 자극을 통해 상태를 보완하려는 경향이 나타나, 다양한 옵션을 추구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후 실제 성인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후속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상관관계가 드러났습니다. 사람들은 매칭 메커니즘에 기반하여, 그 시점의 각성 수준에 맞는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대에 따라 구매 시 선택하는 브랜드 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나타낸 선 그래프다. 오전부터 정오까지는 각성 수준이 높아지며 구매 브랜드 수가 증가했다가, 점심 시간대에는 일시적으로 줄어들고, 저녁으로 갈수록 다시 선택의 다양성이 넓어지는 패턴을 보여준다. 이는 소비자가 시간대별 각성 수준에 따라 Variety Seeking 행동을 달리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실제로 오전부터 정오까지는 각성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더 많은 자극을 주는 Variety Seeking의 행동 빈도가 늘어나고, 나른한 점심쯤에는 익숙하고 안전한 선택으로 잠시 돌아오는데요. 저녁으로 갈수록 다시 선택의 다양성이 넓어지는 패턴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맥락을 스타트업의 상황에 적용한다면, 신제품이나 실험적인 기능을 하루 중 언제 노출하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새로운 선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인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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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다양성(Variety Seeking)은 하루의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 실제 성인 소비자의 식음료 구매 데이터 135,000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구매 다양성은 하루 동안 일관된 시간대 패턴을 보였습니다.

  • 오전에서 정오로 갈수록 다양성 추구가 증가하고, 오후 초반에는 일시적으로 감소한 뒤(post-lunch dip), 저녁으로 갈수록 다시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 이는 소비자가 각성 수준이 낮을수록 무작정 더 자극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의 상태에 맞는 수준의 새로움을 선택함을 보여줍니다.


한눈에 들어오면 장바구니에 함께 담는다

심지어 사람들의 선택은 상품을 어떻게 보느냐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제품이 진열된 간격은 구매 결정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제품 사이의 간격에 따라 소비자의 주의 초점(attentional focus)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넓은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으면, 소비자는 개별 상품을 먼저 인식하게 됩니다. 제품 사이에 시각적인 경계가 생긴 탓에, 하나하나에 시선이 따로 머무는 국지적 주의(local attention)가 작동하죠.

이때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브랜드나 맛처럼 각각의 특징을 비교해 가며 평가하고, 결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선호가 분명해집니다. 인식과 동시에 최선의 선택을 위한 선호도 계산이 빠르게 완료된 셈입니다.
 

제품 배열 방식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품이 개별적으로 인식될 때는 하나를 고르고, 가까이 묶여 인식될 때는 여러 제품을 함께 선택하는 Variety Seeking 행동을 설명한다.


반대로 제품 간 간격이 좁아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개별 상품보다 전체적인 구성이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요.

전체적 주의(global attention)가 작동하면서, 각 제품에 대한 선호가 다소 흐릿해지고, 이에 따라 하나를 고르기보다 여러 옵션을 함께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제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하게 되면서 개별적 차이를 작게 느끼기 대문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건 이런 효과가 오프라인 매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제품 간 간격과 화면 구성은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러니 UX 관점에서도 내 상품이 놓이는 화면이 사용자가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화면’인지, 아니면 다양하게 ‘섞어 담아도 되는 화면’인지를 한 번쯤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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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간 간격이 좁을수록 구매 다양성(Variety Seeking)은 높아진다”

  • 연구 1. 초콜릿 및 주스 선택 실험

    • 제품 간격이 좁을 때, 넓을 때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오프라인(초콜릿)과 온라인(주스) 선택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 연구 2. 기억력 실험

    • 제품 간격이 좁을 때, 제품의 전체적인 배치 순서를 더 잘 기억하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반면 제품 간격이 넓을 때, 이름이나 맛처럼 제품의 세부 사항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제품 간격이 실제로 주의 초점을 바꾼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 연구 3. 선택과 평가의 순서 설정 실험

    • 제품을 선택하기 전에 각 제품에 대한 개별적 평가를 지시하자, 제품 간격에 따른 다양성 추구의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 연구 4. 제품 친숙도의 영향 검증 실험

    • 제품에 대한 친숙도가 낮은 경우에만 좁은 간격의 다양성 제고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함께 살펴본 케이스들을 통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제품의 성능이나 완성도에만 있지는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제 방식, 시간대, 진열 방식처럼 제품 바깥의 조건 역시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죠. 환경적인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사람들은 기꺼이 새로운 선택지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Variety Seeking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상품 판매를 기획할 때도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모든 순간에 설득하려 하기보다, 사람들이 언제 새로움에 더 열려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을 노려볼 수도 있죠.

낯선 제품이 곧바로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더라도, 선택지 중 하나로 사람들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 존재합니다.

제품의 기술적 경쟁력을 알릴 방법을 고민하면서, 언제, 어떤 환경에서 이 제품이 자연스럽게 선택될 수 있을지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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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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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J.M., Yoon, S.O. & Cho, C.K. Space matters: the effect of product spacing on consumer variety-seeking. Mark Lett 36, 731–745 (2025). https://doi.org/10.1007/s11002-025-09777-3

Editor 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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