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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 Insights

소프트웨어만 팔지 말고, 일 좀 끝내주세요

AI 시대, SaaS 너머에서 찾는 새로운 사업모델 ‘네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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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Ventures
Oct 21, 2026
소프트웨어만 팔지 말고, 일 좀 끝내주세요
Contents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일’을 파는 회사가 벤처가 됐다① 로펌과 보험중개사가 투자받기 시작했다② 지원에서 실행으로③ 네오펌의 등장네오펌이 진입하기 좋은 시장① 작은 사업자가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시장② 자동화가 원가를 실제로 바꾸는 시장③ 핵심 절차는 AI가, 완성은 사람이 맡는 시장네오펌의 Playbook① 시장 진입 전략: 고객과 운영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② 진입 Workflow: 고객의 어떤 예산을 가져올 것인가?③ GTM: 고객에게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네오펌의 승부처: 압도적 생산성① 도메인과 코드가 함께 문제를 정의한다② 업무 경험을 다음 업무의 생산성으로 바꾼다③ 압도적 생산성은 이익으로 증명된다한국에서는 어떤 네오펌이 나올까?

AI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 쉬워지고 있습니다. 특정 산업의 업무를 돕는 버티컬 소프트웨어도 예외는 아니죠. 좋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지키기 어려워지면서, ‘SaaS의 종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회사는 이제 어디에서 가치를 만들고 차별화해야 할까요?

일부 회사들은 고객의 일을 직접 맡는 데서 답을 찾고 있습니다. 업무를 돕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 소프트웨어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까지 제공하는 것입니다. 로펌과 보험중개사, 펀드관리사처럼 익숙한 서비스업 안에서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일’을 파는 회사가 벤처가 됐다

① 로펌과 보험중개사가 투자받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로펌을 돕는 시대는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제 VC들은 법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AI 네이티브 회사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2026년, 상업계약을 검토하는 AI 로펌 Crosby와 보험중개사 Harper가 수천만달러 규모의 벤처투자를 유치했습니다. Y Combinator에서도 General Legal, LegalOS 같은 AI 네이티브 로펌들이 등장했죠. 소프트웨어로 고객의 일을 직접 수행하는 회사들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 업계의 전문성과 기술 역량을 결합한 팀들도 눈에 띕니다. General Legal은 로펌 출신 변호사와 법률 AI 개발자들이 함께 만들었고, LegalOS는 가족이 운영해온 이민법 로펌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발했습니다.

‘로펌을 위한 SaaS’를 만들 수 있었던 팀들이 이제는 법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입니다. 보험중개인을 위한 생산성 툴을 파는 대신 보험중개사가 되고, 병원을 위한 청구 소프트웨어를 파는 대신 보험청구 업무를 직접 맡습니다.

② 지원에서 실행으로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AI가 업무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업무의 여러 단계를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요청한 내용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자료를 대조하며 초안과 산출물을 만드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죠.

기존 서비스업에서는 업무량이 늘면 사람이 투입하는 시간과 인건비도 그에 상응하여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AI가 핵심 업무의 상당 부분을 직접 처리하면 사람이 한 건을 끝내는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듭니다.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서비스 한 건을 제공하는 원가도 크게 낮출 수 있죠.

이것은 단순히 AI로 일을 조금 더 빠르게 하는 것 이상의 변화입니다. 매출을 늘리려면 사람도 같은 속도로 늘려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 공급 구조의 경제성을 바꿀 가능성이 열린 것입니다.

③ 네오펌의 등장

이처럼 AI를 핵심 생산 시스템으로 활용해 고객의 일을 직접 맡는 회사들은 Neo Firm, AI Native Firm, Services-as-Software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저희는 이를 ‘네오펌’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정의하는 네오펌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갖춥니다.

  1. 고객에게 업무 도구가 아닌 완성된 업무 결과를 제공합니다.

  2. AI가 핵심 업무 흐름의 유의미한 부분을 직접 수행합니다.

  3. 조직과 업무 흐름, 운영 방식이 AI를 중심으로 설계되거나 재설계됩니다.

고객은 계약 검토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대신 계약 검토를 맡깁니다. 회사는 AI와 전문가를 결합해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책임집니다. 건당 요금, 월 단위 서비스 계약, 수수료 등 과금 방식은 달라도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업무 수행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네오펌을 AI 시대의 버티컬 소프트웨어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봅니다. 고객의 일을 직접 맡으면 원가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문성과 고객관계, 운영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쌓을 기회가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해외 사례를 통해 네오펌이 성립하기 좋은 시장과 사업을 만드는 방식을 살펴보고, 한국에서의 기회와 제약을 짚어봅니다.


네오펌이 진입하기 좋은 시장

① 작은 사업자가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시장

압도적인 사업자가 없이 작은 사업자가 다수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비슷한 업무가 각자의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반복됩니다. 개별 사업자는 AI에 투자할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죠.

네오펌의 기회는 이 업무들을 공통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데 있습니다. 하나의 AI·운영 시스템을 여러 고객과 지점에 적용하면, 규모가 커질수록 건당 인력 투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파편화된 시장에서 새로운 대형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을 보는 것입니다.

② 자동화가 원가를 실제로 바꾸는 시장

AI가 맡기 좋은 업무는 공통된 절차와 판단 기준이 있고, 충분히 반복되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결과를 비교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처리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을 볼 때는 업무의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 업부 과정의 어느 단계에 사람의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분류·추출·대조·초안 작성·이상 탐지처럼 공통된 절차와 판단 기준을 가진 단계가 AI로 이전하기 좋은 영역입니다.

이때 자동화 가능한 단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단계가 전체 업무시간과 서비스 원가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가령 부동산 중개에서 매물 탐색에 쓰는 시간이 전체의 10%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를 자동화해도 현장 안내와 협의, 계약 진행에 대부분의 시간이 든다면 생산성 개선은 제한적입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의 시간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던 핵심 단계를 AI가 맡으면, 전문가는 모든 건을 처음부터 처리하는 대신 예외와 판단이 필요한 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업 전체의 대체 가능성보다, 어느 단계에 사람의 시간과 비용이 집중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네오펌에 적합한 업무는 자동화했을 때 조직의 처리량과 원가가 실제로 달라지는 일입니다.

③ 핵심 절차는 AI가, 완성은 사람이 맡는 시장

자동화 이후에도 도메인 전문가가 결과물의 품질과 최종 책임을 좌우하는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반복 업무를 처리하고, 전문가는 중요한 판단과 예외 대응에 집중할 수 있는 영역이죠.

이 관계는 inverted-U curve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업무 전체가 완전히 정형화되어 AI만으로 처리된다면 소프트웨어로 쉽게 제공하고 복제할 수 있어 펌으로서의 해자가 약해집니다. 반대편에는 매번 다른 맥락과 판단이 필요한 비정형 업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은 애초에 노동집약적이며, AI를 레버리지해 생산성을 크게 높이기 어렵습니다.

네오펌의 기회는 그 중간에 있습니다. 반복되는 기본 업무는 AI가 처리할 수 있지만, 중요한 예외와 판단에는 도메인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이런 도메인 지식을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다면, AI로 원가를 낮추면서 업무 수행 능력과 고객의 신뢰를 경쟁력으로 쌓을 수 있습니다.


네오펌의 Playbook

① 시장 진입 전략: 고객과 운영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네오펌의 시장 진입 경로는 직접 창업, 기존 사업자 인수·통합, SaaS에서 서비스로 확장하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문성과 신뢰, 고객과 업무량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적합한 경로가 달라집니다.

직접 창업하기

직접 창업은 창업팀의 업계 경험과 네트워크, 초기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체계를 직접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직접 확보한 고객만으로 충분한 반복 업무량을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고객 한 곳에서 여러 법인과 계정에 걸친 업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직접 영업으로 규모를 만들 수 있습니다.

AI 네이티브 펀드관리사 Hanover Park가 이런 사례입니다. 펀드 운용사 한 곳을 고객으로 확보하면 여러 펀드와 법인에 걸쳐 자금 대사, 분배, 회계와 보고 업무가 반복됩니다. 실제 고객인 Dream Ventures는 5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20개에 가까운 법인에 걸쳐 운용하며, Hanover Park는 이 법인들의 관리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수행합니다. 고객당 업무량이 크다면 기존 업체를 인수하지 않고도 규모를 만들 수 있는 것이죠. Hanover Park의 Dream Ventures 사례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기

고객 확보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존 업체의 인력과 고객관계, 업무 경험이 중요하다면 인수가 효율적입니다.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 영업과 운영 기반 구축을 한 번에 압축할 수 있기 때문이죠.

Procode는 외과계 의료기관의 보험청구 업무를 대행하는 Auctus Group을 인수하며 이 방식으로 출발했습니다. Auctus는 병원의 진료기록을 보험청구에 필요한 의료행위·진단 코드로 변환하는 ‘의료 코딩’과 청구서 제출과 거절 대응을 수행해온 회사입니다. Procode는 인수를 통해 기존 고객과 청구 물량, 현업 인력, 실제 업무 사례를 함께 확보했습니다. 이후 의료 코딩과 청구 관리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Procode의 인수·사업 발표

인수 자체가 생산성 개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인력의 전문성과 고객관계를 유지하면서, 데이터와 업무 절차, 직원의 역할을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핵심은 인수 이후입니다. 기존 전문성과 고객관계를 유지하면서 데이터, 업무 절차와 직원의 역할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여러 회사에 반복 적용할 수 있어야 인수·통합 자체가 확장 가능한 성장 방식이 됩니다.

SaaS에서 서비스로 확장하기

이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SaaS모델로 고객의 업무와 수익구조를 학습한 뒤,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채권추심 소프트웨어 회사 Oliver Technology는 소송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Lawgix Services를 인수했습니다. 자사의 SaaS 플랫폼에 서비스 수행 역량을 결합해, 채권자에게 채권추심 소송 절차 전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서비스 제공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경로를 보여줍니다. Oliver 사례

실제로는 세 경로가 결합되기도 합니다. SaaS 회사가 기존 사업자를 인수해 서비스로 확장할 수도 있고, 직접 창업한 회사가 특정 면허나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출발 방식보다, 회사가 가진 자산과 앞으로 확보해야 할 자산을 기준으로 경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② 진입 Workflow: 고객의 어떤 예산을 가져올 것인가?

기존 외주 예산을 대체하기

고객이 이미 외부 업체에 맡기는 업무라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공급자로 교체하도록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미 외주 비용을 지불하던 업무인 만큼, 외주의 필요성을 새로 설득할 부담도 적죠. Crosby의 상업계약 검토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기존 로펌이나 계약 변호사에게 지출하던 법률비 예산 안에서 진입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업무를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표준화된 일부 계약부터 맡아 결과를 비교하게 하고, 신뢰가 쌓이면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내부 인건비를 서비스 비용으로 전환하기

고객 내부에서 수행하던 반복 업무를 외부 서비스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여러 직원이 나누어 하던 특정 업무를 묶어서 맡기고, 내부 인력은 판단과 예외 대응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도 달라집니다. 구매 결정권자뿐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던 현업의 신뢰와 협조가 중요합니다.

포기했던 수요를 시장으로 만들기

기존 외주 예산이나 내부 인건비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이전에는 없던 예산을 만들어내는 접근도 있습니다. 처리 비용과 번거로움으로 인해 고객이 직접 해결하거나 포기했던 일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AI가 건당 공급 원가를 낮추면 더 작은 업무도 사업의 대상이 되고, 고객에게는 이전에 없던 지출의 이유가 생기는 것이죠.

영국의 AI 로펌 Garfield는 중소기업의 소액 미수 채권 회수를 지원합니다. 기존에는 소액 채권을 받기 위해 비싼 법률비용을 지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Garfield는 독촉 서신을 2파운드, 소송 전 정식 통지서를 7.5파운드에 제공하며 초기 대응 비용을 낮췄습니다. 두 가격 모두 부가세 별도입니다. Garfield의 서비스·가격 안내

B2C에서는 개인 대상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Lawhive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혼이나 고용 분쟁처럼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워 대응을 포기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Lawhive는 고객 정보 수집과 법률 조사, 서류 작성 등 반복 업무를 처리해 변호사가 더 많은 사건을 맡을 수 있도록 합니다. 대표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은 평균 약 30% 낮아졌으며, 영국 이용자의 절반은 Lawhive가 없었다면 법률서비스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비용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개인의 수요를 새로운 매출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Lawhive 대표의 GV 인터뷰

두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AI가 낮춘 원가가 서비스의 이용 문턱까지 낮춘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방치했던 작은 업무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전문서비스가 새로운 지출의 대상이 됩니다. 네오펌은 기존 예산을 가져오는 데서 나아가, 비용 때문에 시장 밖에 머물던 수요를 매출로 바꿀 수 있습니다.

③ GTM: 고객에게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네오펌의 주요 GTM 채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사례는 기존 경쟁자를 GTM 채널로 만든 Harper입니다. 소규모 보험중개사는 취급하지 않는 기업보험 고객이나 직접 배치하기 어려운 위험을 Harper에 넘깁니다. Harper가 보험사 탐색부터 계약 체결과 사후 관리까지 맡고, 고객을 소개한 중개사는 Harper가 받는 수수료의 일부를 받습니다. Harper의 파트너 프로그램

기존 중개사는 거절하던 고객으로 수익을 얻고, Harper는 고객의 신뢰를 가진 중개사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만납니다. 기존 업체가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부터 맡으며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네오펌의 승부처: 압도적 생산성

네오펌의 승부처는 AI를 중심으로 업무와 조직을 설계해, 같은 인원으로 훨씬 많은 일을 처리하고 건당 원가를 낮추는 데 있습니다. 이 차이를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만들려면 두 가지 구조가 필요합니다.

① 도메인과 코드가 함께 문제를 정의한다

네오펌은 고객의 일을 직접 수행합니다. 무엇을 AI에 맡기고 어디에 사람의 판단을 남길지가 서비스의 원가와 품질을 좌우하는 만큼, 초기부터 해결할 문제와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도메인 전문가는 해당 업에서 직접 일을 수행하며, 어떤 문제가 반복되고 어디에 시간과 비용이 쌓이는지 체득한 사람입니다. 단순한 불편과 핵심 병목을 구분하는 현장 경험을 갖고 있죠. 엔지니어는 이를 바탕으로 AI의 적용 지점과 해결 방식을 구체화합니다.

두 역할이 긴밀하게 연결되면 비용·속도·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병목부터 해결할 수 있습니다. 네오펌에 필요한 것은 현장의 문제 정의가 AI 기반의 업무 설계와 실행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조직 구조입니다.

② 업무 경험을 다음 업무의 생산성으로 바꾼다

일을 수행하면 전문가의 수정, 예외 상황, 결과와 오류가 쌓입니다. 이를 시스템에 반영해 반복 오류와 검수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업무 경험이 다음 업무의 생산성으로 이어집니다.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람의 개입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데 쓰여야 합니다. 경쟁사도 쉽게 확보할 수 있거나 성능 개선에 기여하지 않는 정보는 오래가는 경쟁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좋은 결과가 반복되면 고객의 신뢰도 쌓입니다. 재계약과 소개가 늘고 고객 확보 비용이 낮아지면서, 업무 수행 능력과 고객관계가 함께 회사의 자산이 됩니다.

③ 압도적 생산성은 이익으로 증명된다

빠른 처리속도와 높은 인당 업무량은 출발점입니다. 이 두 구조가 실제 경쟁력을 만드는지는, 생산성의 개선이 얼마나 이익으로 남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인건비가 줄어든 만큼 AI 모델·API 비용이 늘거나, 전문가 검수와 재작업에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원가 절감분을 가격 인하로 모두 넘긴다면 회사에 남는 이익도 커지지 않습니다.

Emergence Capital은 매출과 고객 유지가 좋지만 서비스의 대부분을 여전히 사람이 수행하는 상태를 ‘Mirage PMF’라고 설명합니다. 수요는 확인했어도 AI로 확장 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든 것은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Emergence Capital의 설명

그래서 고객과 업무 단위의 손익, ‘마이크로 P&L’을 봐야 합니다. 매출에서 검수·예외 대응·재작업을 포함한 인건비, AI 모델·API 비용과 기타 수행 비용을 빼고 얼마가 남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업무별 이익이 개발·영업·관리비까지 감당하는지, 인수·통합 비용을 고려해도 경제성이 유지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결국 네오펌의 조직과 학습 구조는 지속적인 생산성·원가 우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합니다. 현장의 병목을 해결하고, 업무 경험을 시스템에 반영하며, 같은 품질을 더 적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 개선이 실제 이익으로 남고 다시 기술과 운영에 투자될 때, 압도적 생산성이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떤 네오펌이 나올까?

한국에서는 세무·회계·법률 등 전문 서비스의 소유와 운영 주체에 제약이 있어, 해외의 투자·인수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오펌의 기회를 이런 전문 서비스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 패밀리사인 모드픽은 일본 직구를 시작으로 구매부터 배송까지 맡는 AI 네이티브 직구 대행 펌입니다. 해외 구매대행은 현지 구매부터 검수, 포장, 통관, 배송과 고객 응대까지 이어지는 사업입니다. 주문 형식과 상품별 확인 사항이 달라, 물량이 늘수록 사람이 처리해야 할 업무도 늘어나는 구조죠.

모드픽은 이 전 과정을 연결하는 자체 운영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상품과 물류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시스템에 반영해, 개별 작업은 물론 단계 사이의 정보 전달과 확인 부담도 줄였습니다. 운영 인력 4명으로 누적 매출 100억 원을 처리하고, 하루 100건이 넘는 고객 문의에 사람이 투입하는 시간을 10분 미만으로 줄였습니다. 배송 기간도 업계 평균 7~14일 대비 2~7일로 단축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AI 네이티브 크로스보더 커머스로 확장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구매대행처럼 익숙한 사업도 생산방식을 다시 설계하면 다른 경제성을 가진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커머스와 물류처럼 정보 처리와 현장 실행이 맞물리는 산업에서도 네오펌을 찾아볼 이유입니다.

어떤 영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네오펌이 나올지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찾는 회사의 모습은 조금 더 분명합니다. 도메인 전문가와 기술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조직과 업무 흐름을 AI-Native하게 설계해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 빠르게 시스템에 반영되며,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더 낮은 비용에 처리하는 것이죠. 저희는 이런 설계가 만드는 효율성의 차이와, 그것이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에 주목하려고 합니다.

기능과 인터페이스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AI 시대, 버티컬 SaaS의 다음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2026 KV 인사이트풀 데이’에서는 이처럼 업무를 돕는 도구에서 직접 수행하는 주체로 진화하는 SaaS의 기회를 살펴봅니다. 어떤 해자를 쌓아야 하는지, 이를 위해 팀 구성과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까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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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유 심사역 (Claire) | Service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에 매력을 느낍니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풀고자 하는 낭만과 꿈을 잃지 않는 창업가들의 진실된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Editor So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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