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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의료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의료비는 계속 오를까?

Cost-Effective와 Cost-Saving 사이에 놓인 헬스케어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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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Ventures
Sep 09, 2026
의료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의료비는 계속 오를까?
Contents
효과가 있다고 해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예방 의료가 비용을 아끼는 순간예방 의료가 반드시 돈을 아껴주지는 않는다같은 의료기술도 조건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진다유방촬영술의 사례헬스케어 비즈니스는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3줄로 미리 보는 오늘의 인사이트

  • 의료기술의 효과가 있다고 의료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Effective, Cost-Effective, Cost-Saving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 예방접종·백신·검진처럼 건강효과가 큰 기술도 대상군, 가격, 기존 의료체계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집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Cost-Effective일 수도, Cost-Saving일 수도 있습니다.

  • 결국 헬스케어 기업이 증명해야 할 것은 단순한 “의료비 절감”이 아니라 “어떤 건강가치를, 누구에게, 얼마의 비용으로 만들어내는가”입니다.

좋은 의료기술이 세상에 나오면 우리는 흔히 이런 기대를 합니다.

“이 기술로 환자가 덜 아프게 되면, 병원에 갈 일도 줄어들겠지. 그렇다면 결국 의료비도 줄어들지 않을까?”

이러한 기대는 단순한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디지털 헬스 기업들이 투자자와 보험사를 설득할 때 “우리 기술을 도입하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핵심 가치로 내세웁니다. 예방접종이나 조기진단의 효과를 생각하면 이 말은 당연하게 들립니다. 지금 조금 돈을 쓰더라도 나중에 더 큰 질병과 치료를 막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비용을 아끼는 셈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경제학적 관점에서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좋은 효과를 내는 것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의료기술이 건강효과를 만들어내는 것과 그 효과에 비해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비용효과적인 기술이라고 해서 실제로 총 의료비를 줄이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의료기술의 발전과 의료비의 감소는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헬스케어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때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효과가 있다고 해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술을 볼 때는 세 가지 영역을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Effective입니다. 어떤 의료기술이 실제로 환자의 건강을 개선하는지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치료 후 생존율이 높아지는지, 증상이 개선되는지, 질병 발생을 예방하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여기서는 비용보다 먼저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Cost-Effective입니다. 효과뿐 아니라 그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비용까지 함께 고려합니다. 기존 치료보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추가로 지불한 비용에 비해 충분한 건강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Cost-Effective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자주 사용되는 지표가 QALY(Quality-Adjusted Life Year)입니다. QALY는 생존기간과 삶의 질을 함께 반영해 치료로 얻은 건강효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비용효과 분석에서는 추가 비용을 통해 얼마나 많은 건강효과를 얻는지를 살펴봅니다.

세 번째는 Cost-Saving입니다. 이는 해당 의료기술을 사용한 결과 전체 의료비가 실제로 줄어드는지를 보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예방에 1만 달러를 사용했지만, 그 결과 향후 발생할 입원이나 수술에 필요한 2만 달러의 의료비를 피할 수 있었다면 총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에 Cost-Sav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 개념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Cost-Effective라고 해서 반드시 Cost-Saving인 것은 아닙니다. 비용이 기존보다 더 들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건강효과를 만들어낸다면 Cost-Effective할 수 있습니다. 반면 Cost- Saving은 기술을 도입한 이후 발생하는 전체 의료비가 실제로 감소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헬스케어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예방 의료가 비용을 아끼는 순간

예방은 흔히 비용절감과 같은 말처럼 사용됩니다. 지금 예방에 돈을 쓰면 나중에 치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이런 구조가 명확하게 성립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아 예방접종입니다. 미국 CDC의 분석에 따르면, 1994~2023년 출생아를 대상으로 한 정기 예방접종은 수억 건의 질병과 수천만 건의 입원을 예방하고, 100만 명이 넘는 사망을 막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합니다. 예방접종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고도 직접 의료비 기준 수천억 달러, 사회적 비용 기준으로는 수조 달러 규모의 순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예방접종에 비용을 지불하지만, 그 결과 피할 수 있는 감염과 입원, 합병증 치료비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피임도 비슷한 구조를 보여줍니다. 피임에 필요한 비용보다 예방되는 임신과 출산, 산모 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현재의 지출이 미래의 더 큰 의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예방의료 중에는 실제로 Cost-Saving까지 만들어내는 영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예방이라고 해서 모두 의료비를 줄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방을 통해 건강효과를 만들어내더라도, 예방에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하고 이후에도 다른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총 의료비가 반드시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입니다.


예방 의료가 반드시 돈을 아껴주지는 않는다

HPV 백신은 예방의료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HPV 관련 질환을 예방하고, 그에 따른 건강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적절한 대상에게 사용하면 충분히 Cost-Effective한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방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Cost-Saving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HPV 백신은 접종을 위해 직접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백신을 맞더라도 HPV 관련 질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기에 이후에도 검진과 추가 진단, 치료 등의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HPV 백신은 건강효과를 만들어내고 비용 대비 충분한 가치를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이 전체 의료비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백신이라도 누구에게 접종하느냐에 따라 그 경제성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HPV에 노출되기 전인 청소년에게 접종했을 때는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많기 때문에 비용효과성이 높게 나타나는 반면, 이미 HPV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성인에게 접종하면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성 평가에서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기 예방접종과 성인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경우의 비용효과성에는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결국 HPV 백신이 보여주는 것은 예방의료의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건강을 예방하는 것과 의료비를 줄이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며, 그 경제성은 대상군과 가격, 기존 예방·검진 체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의료기술도 조건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진다

RSV 예방을 위한 단클론항체 니르세비맙(nirsevimab)은 이 점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니르세비맙은 영아의 첫 RSV 시즌에 중증 RSV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의 경제성 평가에서 보편 접종이 Cost-Effective할 잠재력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대부분 도즈당 가격이 특정 임계값 이하일 때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한 네덜란드 연구는 도즈당 약 220유로를 "정당화 가능한 가격"으로 제시했는데, 이 가격에서조차 비용효과적일 확률은 52%에 그쳤습니다.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Cost-Saving 여부까지 따져보면, 같은 니세르비맙 안에서도 결론이 갈립니다. 캐나다의 지역별 분석이 이를 보여줍니다. 위험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고위험군 집중 전략이 실제로 비용까지 줄이는 Cost-Saving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구가 밀집된 남부 지역에서는 대상을 보편 접종으로 넓히는 순간 QALY당 44만 달러가 넘는 ICER가 나왔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비용효과적이라고 인정되는 기준(QALY당 5만~10만 달러 안팎)을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즉 이 경우는 단순히 Cost- Saving에 못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 Cost-Effective하지도 않은 비효율적인 영역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같은 약, 같은 나라 안에서도 위험도 분포에 따라 고위험 지역은 Cost-Saving, 남부 지역은 Cost-Effective조차 아닌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셈입니다.

즉 니르세비맙이 실제로 의료비를 줄이는 경우는 위험도가 높은 대상군과 낮은 가격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좁은 조건에서만 성립합니다. 조건이 조금만 벗어나도 Cost-Effective 선에서 멈추거나 비효율적인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예방하니까 결국 돈이 절약된다"는 직관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 셈입니다.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는 같은 약이라도 대상군과 가격, 적용 범위에 따라 Cost-Effective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중 Cost-Saving까지 도달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는 헬스케어 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제품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를 설명하려면 여기에 더해 어떤 환자에게 사용할 것인지, 기존 치료를 대체하는지 추가하는지, 그리고 얼마의 비용으로 제공할 것인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방촬영술의 사례

이러한 차이는 백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유방촬영술(Mammography)은 조기진단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검진을 통해 암을 더 일찍 발견하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건강상의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에는 촬영 비용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 소견이 나오면 추가 영상검사나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고, 실제 암이 아닌데도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양성과 과잉진단에 따른 비용과 위해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검진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는 검사 자체의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검진 이후 환자에게 이어지는 전체 의료 경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유방촬영술의 경제성을 분석한 여러 연구에서도 검진 전략은 무검진에 비해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그 비용에 비해 충분한 건강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방촬영술이 전체 의료비를 줄이는 것은 아닙니다.

즉, 유방촬영술 역시 Effective하고 Cost-Effective할 수 있지만, Cost-Saving이라고 할 수는 없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앞서 살펴본 HPV 백신과 유방촬영술은 모두 건강효과를 만들어내고, 그 효과에 비해 지불할 만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기술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이후 발생하는 의료비까지 모두 고려하면 총 의료비가 반드시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앞선 사례들을 보면 같은 의료기술이라도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아 예방접종이나 피임처럼 예방에 필요한 비용보다 피할 수 있는 의료비가 더 큰 경우에는 Cost-Saving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HPV 백신이나 유방촬영술처럼 건강효과가 분명하고 비용 대비 충분한 가치를 만들어내더라도 전체 의료비까지 감소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RSV 예방 역시 대상군과 가격에 따라 그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헬스케어 기업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기업이 자신의 기술을 설명할 때 “효과가 있다”, “비용효과적이다”, “의료비를 절감한다”는 세 가지 표현은 서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각각 증명해야 하는 내용과 필요한 근거가 다릅니다.

Effective는 임상적 효과를 증명해야 하고, Cost-Effective는 그 효과에 비해 지불할 비용이 합리적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Cost-Saving을 주장하려면 여기서 더 나아가 실제로 전체 의료비가 감소하는지를 증명해야 하죠.

따라서 헬스케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의료비를 줄이는 기술임을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만드는 기술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 가치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더 큰 건강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충분히 좋은 의료기술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총 의료비까지 줄일 수 있다면 Cost-Saving이라는 더 강한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기술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좋은 기술인가”라는 질문 하나가 아닙니다.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고, 그 효과를 위해 얼마를 지불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전체 의료비는 어떻게 변하는가를 구분해서 보는 것입니다.

헬스케어 비즈니스에서 Effective, Cost-Effective, Cost-Saving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의료기술을 만드는 것과 그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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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o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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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있다고 해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예방 의료가 비용을 아끼는 순간예방 의료가 반드시 돈을 아껴주지는 않는다같은 의료기술도 조건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진다유방촬영술의 사례헬스케어 비즈니스는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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