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 Dictionary | ABS(자산유동화증권)
Asset-Backed Securities의 약자로, 대출·임대료·구독료 등 미래에 들어올 현금흐름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개별 자산을 묶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으로, 발행자는 자본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이자 수익을 얻습니다.
3줄로 미리 보는 오늘의 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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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모델의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GPU는 단순 부품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
• 석유 선물, 부동산 담보채권처럼 GPU를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을 만들려는 시도가 등장했습니다. |
• 금융 상품을 만들기 위한 네 가지 조건을 바탕으로 GPU의 자산화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검토해 봅니다. |
꾸준한 수요가 보장되는 시장에서는 다양한 금융 상품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석유에는 선물 시장이 있고, 부동산에는 담보채권이 있죠. 신용카드 대출도 채권으로 묶여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거래됩니다.
이는 모두 대규모 자본이 몰리는 영역에서 리스크를 나누고, 자본을 효율화하기 위해 나타난 상품들입니다. 더 큰 자본을 유입시켜 시장의 규모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죠.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의 핵심 자원, GPU는 어떨까요?
실제로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이 긴밀하게 얽히는 구조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는데요. GPU의 금융화, 그 가능성과 현실적인 조건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연산량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이 본격화된 2010년 이후, AI 모델의 컴퓨팅 수요는 평균 5~6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해 왔어요. GPT-3에서 GPT-4로 넘어오는 사이에만 필요한 연산량이 70배로 늘어났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훨씬 앞지르는 속도입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GPU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엔비디아 H100 한 장의 시장 가격이 수천만 원까지 치솟았고, 구매 대기 기간이 수개월씩 밀리는 일도 벌어졌는데요. AI 개발사들이 GPU를 확보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장기 계약을 맺는 방식까지 동원할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GPU를 담보로 이미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reWeave, Lambda 같은 AI 클라우드 기업들이 GPU를 담보로 수백억 달러를 조달했고, 업계 전체의 GPU 담보 부채 규모는 이미 200억 달러를 넘어섰죠.
하지만 적정 가격을 매기는 기준도, 리스크를 분산하는 파생상품도, 표준화된 채권 시장도 아직까지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업계에서는 바로 이 공백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GPU 거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가격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공급자마다 가격이 다르고, 상당 부분이 비공개 개별 계약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시장 가격이 무엇인지 아무도 정확히 알기 어렵죠.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 OneChronos는 주식 거래 효율화를 목표로 설립된 기업입니다. 올해 6월, GPU를 포함한 컴퓨팅 자원 묶음을 경매 방식으로 거래하는 시장을 열 계획이죠. 이를 통해 불투명한 GPU 거래에 공개적인 기준 가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Ornn이라는 스타트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엔비디아 H100을 비롯한 주요 GPU 모델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OCPI(Ornn Compute Price Index)를 개발했죠. 단순히 얼마에 팔겠다는 호가가 아니라, 실제로 체결된 거래 가격만을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Ornn은 전 세계 5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서 30,000개 이상의 GPU를 운영하는 Hydra Host와 파트너십을 맺어 실시간 인프라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미국을 동부·중부·서부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별 가격 편차까지 반영합니다.
Architect Financial과 협력해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GPU 선물 상품 출시도 추진 중입니다. 이미 2025년 12월에는 최초의 컴퓨트 스왑 거래가 체결됐고, Kalshi 등 규제 거래소에서 OCPI 연동 상품도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가격 지수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그 위에 더 복잡한 금융 상품을 쌓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가령 GPU 묶음을 담보로 한 채권처럼 말이죠.
GPU 금융 시장이 실제로 열린다면, 이해관계자마다 활용 방식이 달라집니다.
AI 스타트업 창업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6개월 뒤 모델 학습에 GPU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그사이 가격이 두 배로 뛰면 사업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요.
선물 계약으로 지금 가격을 미리 확정해두면 이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습니다. 비용이 예측 가능해지면 투자자들도 더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되는 부수 효과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또 다른 포지션에 있습니다. GPU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신형 칩이 나오면 보유 자산의 가치가 순식간에 쪼그라들 수 있는데요. 콜옵션과 풋옵션을 판매해 프리미엄을 받아두면 수익을 안정화하고 이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습니다.
GPU 금융 상품은 이처럼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만을 위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GPU 가격 변동이 예측된다면, 개인 투자자도 풋옵션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참여자가 유입될수록 시장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그것이 다시 금융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금융 자산을 만들려는 시도는 당연히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어떤 자산이 금융화에 성공하고 어떤 자산이 실패했는지를 보면, GPU 상품의 가능성을 조금 더 뚜렷하게 확인해 볼 수 있을 듯한데요.
2018년 설립된 Hipgnosis는 레드핫 칠리 페퍼스, 플리트우드 맥, 샤키라 등 45,000곡의 저작권 로열티를 담보로 2024년 14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의 핵심 전략은 예측 가능성입니다. 수십 년간 검증된 히트곡의 스트리밍 수익은 예측하기가 쉽습니다. 디지털 자산이라 지리적 제약도 없고,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죠. 비틀즈의 노래가 50년 뒤에도 팔리는 것처럼, 감가상각이 거의 없다는 점이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물과 장기 임대 계약을 담보로 한 ABS 시장은 2018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해 2025년 기준 연간 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AWS, 구글 같은 빅테크가 임차인이라 수익이 안정적이고, 건물 자산의 가치도 완만하게 유지됩니다. 10년, 20년짜리 임대 계약이 현금흐름을 보장해주니 채권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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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 Dictionary | ABS(자산유동화증권)
Asset-Backed Securities의 약자로, 대출·임대료·구독료 등 미래에 들어올 현금흐름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개별 자산을 묶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으로, 발행자는 자본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이자 수익을 얻습니다.
물론 한계를 드러낸 사례도 있습니다. 2019년 등장한 핀테크 스타트업 Pipe는 SaaS 기업들의 구독 수익을 채권화해 투자자에게 파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2021년 기업가치 2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B2B 서비스의 구독료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가정 위에 세워진 사업이었죠.
그런데 2022년 금리가 오르고, 동시에 SaaS 시장 전반이 침체에 접어들자 그 가정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리스크 있는 자산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고, Pipe의 고객사인 SaaS 스타트업들도 자기 고객들이 구독을 취소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어요. 경기가 나빠지자 기초 자산의 가치와 투자자 수요가 동시에 사라진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금융화에 성공한 자산은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하고, 가치 하락 속도가 느리며, 외부 충격에 기초 자산과 투자 수요가 동시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실패한 자산은 그 반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GPU에 그대로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네 가지 조건으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석유에 배럴이 있고 전력에 MWh가 있듯, GPU 거래에도 공통 단위가 필요합니다. GPU의 정량화는 현재 진행 중인데요. GPU마다 아키텍처와 성능이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ompute Hour’라는 개념이 제안되어 있습니다.
기준 칩의 성능을 1로 놓고 실제 칩의 성능을 상대적으로 환산하는 방식인데, 아직까지 업계 전반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Ornn의 OCPI가 실거래가 기반으로 GPU 가격을 추적하는 지수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GPU 거래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비공개 개별 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시장 전체를 포착하기에는 데이터가 제한적이죠.
GPU 금융화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예측 가능성입니다. 음악 저작권과 데이터센터가 금융화에 성공한 결정적 이유가 바로 가치 하락 속도를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GPU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효율이 개선된 칩이나, 혹은 이를 새롭게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면 기존 모델의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어렵죠. 애초에 그 등장 여부를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Pipe가 “구독료는 안정적이다”라는 가정에 기댔다가 무너진 것처럼, GPU 금융화도 “AI와 지금의 GPU 칩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 가정에 지나치게 기대면 같은 구조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충족된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붐 속에서 GPU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금융 상품을 사고팔 시장 자체는 충분합니다.
다만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한 만큼 AI 투자 열기가 식으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데요. 지금 충족된 유일한 조건이지만, 그 지속성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네 가지 조건을 놓고 보면, GPU는 아직까지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GPU 금융화는 전면적으로 진행되기보다는 기술 혁신의 속도가 어느 정도 안정되는 시점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흐름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새로운 투자 상품이 하나 더 생기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GPU의 금융화는 시장을 연결하고, 자본이 필요한 곳으로 더 쉽게 흘러갈 수 있게 만드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입니다. 만약 현실이 된다면 AI 산업 전체의 자본 효율을 높이는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기술 혁신의 속도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에는 조건들이 하나씩 갖춰지기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가격 지수를 만들고,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경매 시장을 여는 사람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조금 더 긴 시야로 지켜볼 만한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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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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