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Kakao 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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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로 미리 보는 오늘의 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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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검색하고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돈을 쓰고 다른 에이전트와 거래를 완결하는 경제주체가 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A2A(Agent2Agent)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해선, 기존 웹 결제 인프라 위에 AI를 얹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거래는 보통 사용자가 상품을 고르고 결제 버튼을 누르는 한 번의 행동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십 개의 서비스를 비교하고 API를 호출하며, 다른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긴 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단건의 동작인 결제가 에이전트에게는 수백 번의 판단과 수많은 마이크로트랜잭션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A2A 경제에는 이전과는 다른 층위의 새로운 레이어가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인프라가 시장이 커진 후 뒤늦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IoT나 스마트홈에서는 시장이 먼저 파편화됐습니다. 각 기업이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만들고 각자의 생태계를 쌓은 뒤에야 Matter라 불리는 통합 표준이 뒤늦게 등장했습니다. 지금도 스마트홈 기기를 살 때 호환성부터 확인해야 하는 건, 그 수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A2A 생태계 구축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그리고 그 표준화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습니다. 2025년 4월 구글은 A2A 프로토콜을 공개했고, 두 달 뒤에는 이를 리눅스파운데이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넘겼습니다. 결제 쪽에서도 구글의 AP2를 비롯해 Visa나 Mastercard등이 표준화 프토로콜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사용량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표준을 먼저 깔아버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에이전트가 실제 경제주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는 어디까지 만들어졌고, 아직 비어 있는 칸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 빈칸은 어떤 기업이 차지할 수 있을까요?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하는 경제 주체가 되기 위해선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째, 서로 만날 수 있는가. 우선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를 발견하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연결의 문제이고, 구글의 A2A가 이 역할을 맡습니다. 동시에 상대가 정말 그 에이전트인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이 신원의 문제이고, 이더리움의 ERC-8004가 이 영역을 다룹니다.
둘째, 이 거래를 실행해도 되는가. 여기에는 사실 두 가지 문제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승인입니다. 사용자가 정말 이 에이전트에게 결제 권한을 줬는가의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의도입니다. 에이전트가 지금 하려는 거래가 정말 사용자가 원했던 거래인가 묻는 것이죠. 사용자가 "100만원 이하에서 항공권을 예약해줘"라고 권한을 줬다고 해봅시다. 에이전트가 결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해도 200만원짜리 항공권을 결제한다면 문제가 됩니다. 서명이 진짜라는 것과 거래가 정당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셋째, 실제로 돈을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코인베이스의 x402 같은 새로운 결제 프로토콜이 등장합니다. HTTP 요청 자체에 결제를 결합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API 호출 같은 작은 단위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넷째, 그래도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는가. 에이전트가 잘못된 결제를 했거나 위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위험을 누가 평가하고 책임질 것인가라는 안전망의 문제입니다.
A2A 경제 생태계의 레이어 층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A2A 생태계에서는 대부분의 영역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풀리지 않은 건 ①탈취형과 ③다단계 위임, 그리고 이 둘이 만드는 3번 안전망입니다. 두 문제의 공통점은 “사전에 검증할 수 없는 위험”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A2A 경제 생태계에서 대부분의 영역은 이미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등장하고 기술적으로 풀리고 있습니다. 연결과 신원·결제 실행·승인과 단일 위임 의도 검증의 문제가 그렇습니다.
A2A는 에이전트끼리 대화하기 위한 공통 프로토콜입니다. 각 에이전트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공개하고, 다른 에이전트는 이를 보고 적절한 상대를 찾아 작업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공개한 A2A 프로토콜을 두 달 만에 리눅스파운데이션 산하 오픈 프로젝트로 넘겼습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를 포함한 수십 개 기업이 이 프로토콜을 채택하면서 사실상의 업계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신원 문제는 또 다릅니다. 사람에겐 주민등록번호·여권 같은 신뢰 체계가 있지만 에이전트에겐 없습니다. ERC-8004는 이 공백을 블록체인 레지스트리로 메웁니다. 이더리움이 제시한 이 프로토콜은 에이전트의 신원과 평판, 검증 결과까지 온체인에 연결하며, 빠르게 핵심 레이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경제의 신용평가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A2A 결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의 단위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한 번에 10만원짜리를 사지만, 에이전트는 10원짜리 API 호출을 수천 번 반복할 수 있습니다. 기존 카드망은 건당 약 0.3달러의 수수료가 붙고 정산까지 2~7일이 걸려 이런 작은 단위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결제를 블록체인에 올리면,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 수수료가 결제 원금의 몇 배로 뛰는 역설이 생깁니다.
그래서 x402 같은 프로토콜이 중요해집니다. x402는 이 문제를 HTTP 요청 자체에 결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풉니다. 에이전트가 API를 호출하면 서버가 결제를 요구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동 결제한 뒤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A2A 생태계에서 연결과 신원, 그리고 결제의 영역에서는 빠르게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제가 가능해졌다고 에이전트 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에이전트가 내 의도를 제대로 수행했는가’라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남습니다. 구글의 AP2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P2는 AI 에이전트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어떤 거래를 수행했는지를 검증 가능한 형태로 남깁니다. 이를 통해 단일 위임에서는 에이전트의 행위가 사용자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A2A 간 결제에서 의도 검증의 문제가 거의 풀린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빈틈이 있습니다. 거래 주체가 되는 AI 에이전트가 하나일 때는 쉽습니다. 문제는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에게 일을 넘기는 순간 시작됩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이미 새로운 생태계의 프로토콜이 등장하고 빠르게 표준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 검증에 있어 탈취형과 다단계 위임의 의도 검증이라는 두가지 영역은 비어있습니다.
먼저 탈취형은 철학적으로 사전 증명이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에이전트의 서명이나 인증서 자체는 암호학적으로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서명을 쥐고 있는 주체가 정말 사용자가 승인한 그 에이전트인지, 아니면 키를 탈취해 에이전트인 척하는 공격자인지입니다. 이건 서명의 진위 문제가 아니라 의도의 진위 문제이고, 의도는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행동해왔다는 사실이, 다음 거래도 정상일 것이라는 걸 논리적으로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단계 위임의 의도 검증은 성격이 또다른 문제입니다. 아직 아무도 기술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기술적 난제에 가깝습니다.
만약 여행 에이전트 A에게 "다음 달 뉴욕 출장을 항공권과 호텔 합쳐 300만원 이내로 예약해줘"라고 요청했다고 해봅시다. A는 항공권 에이전트 B에게, B는 가격비교 에이전트 C에게, C는 또 다른 항공권 API 에이전트 D에게 일을 넘깁니다. 이 체인의 끝에서 D가 고른 항공권이 처음 내가 A에게 준 의도와 여전히 일치하는지가 문제입니다.
A는 B에게 "300만원 이하"라고 했는데, B는 C에게 "가장 싼 것"이라고, C는 D에게 "가격 낮은 옵션 우선"이라고 전달할 수 있습니다. 조건이 단계 지날 때마다 변화하며, 위임이 깊어질수록 마지막 행동과 최초 의도 사이 연결고리가 약해집니다.
이것이 A2A 경제에서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입니다. 단순히 "누가 서명했는가"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권한을 위임했고, 그 권한이 몇 단계에 걸쳐 어떻게 변형됐으며, 최종 행동이 최초의 의도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
서명 검증 자체는 암호학으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짜 어려운 건 자연어로 표현된 의도가 매 단계마다 재해석되는 걸 형식적으로 검증하는 일입니다. '300만원 이하'와 '가장 싼 것'은 논리적으로 같은 집합이 아니고, 위임 체인이 몇 단계까지 이어질지도 미리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OAuth 같은 웹 시대의 위임을 표준화한 기존 프로토콜은 애초에 '사람 → 앱'이라는 1단계 위임만 전제로 설계됐습니다. 앱이 다시 다른 앱에, 그 앱이 또 다른 서비스에 권한을 넘기는 재귀적 위임은 상정하지 않은 구조입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2026년 8월 내놓은 접근도 근본적 재설계가 아닌 우회책에 가까웠고, IETF 표준 논의도 아직 초안 단계입니다. 구글도, 비자도 이 영역을 비워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의도의 연쇄적 일치를 검증하는 건 승인의 진위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아직 기술적 난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빈자리는 어떻게 채워질 수 있을까요. 아마 그 해답은 기술로 완전히 풀어내는 방식이 아닐 겁니다.
1990년대 후반 신용카드망은 이미 잘 작동했지만, 처리할 수 있는 건 주로 신원이 확인된 대형 가맹점과의 거래였습니다. 이베이 판매자 대부분은 개인이라 가맹점 계좌를 열 수 없었고, 초기 거래는 수표나 우편환으로 이뤄졌습니다. SSL 암호화 등 결제 기술 자체는 이미 갖춰진 상황에서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낯선 상대 간의 신뢰였습니다. 상대가 정말 약속을 지킬 것인지는, 거래 전에 원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페이팔은 이 문제를 증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페이팔이 선택한 해법은 사기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아닌, 실시간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캡차, 소액 입금을 통한 간접 계좌 인증, 분쟁조정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신원과 의도를 완벽히 증명하는 대신, 그 불확실성 위에서 거래가 굴러가게 만드는 감지·검증·보상의 층위를 쌓은 것이죠. 결제 시스템이 원활히 유지될 수 있는 신뢰 레이어를 쌓은 것입니다.
이 구조를 A2A 프레임에 그대로 겹쳐볼 수 있습니다. 상대의 의도는 사전에 암호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고, 사후 패턴으로 감지하고 사고가 나면 보상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페이팔의 방식은 A2A 생태계의 탈취형 문제와 겹칩니다.
그리고 주목할만한 것은 다단계 위임(이탈형-다단계) 역시 같은 결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위임 체인이 길어질수록 최초 의도와 최종 행동의 일치를 수학적으로 완전히 증명하는 일은 단일 위임과 달리 기술적 난제입니다. 탈취형이 그랬듯, 다단계 위임도 증명이 아니라 페이팔 방식의 신뢰 레이어로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통신, 신원과 평판, 권한 등 A2A 생태계의 대부분은 이미 여러 플레이어에 의해 표준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단계 위임이라는, 증명이 불가능한 이 빈칸 위에 올라가는 신뢰 레이어가 매력적인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에 답하는 사업입니다.
이 위임 체인은 정상 패턴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 그 이탈이 실제 사고로 이어질 위험은 얼마나 되는가. 그 위험에는 얼마의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그리고 사고가 실제로 났을 때, 누가 그 손실을 대신 물어줄 것인가.
이렇게 보면 A2A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결제 자체가 아니라 '신뢰의 가격화'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판단을 생태계 표준을 주도하는 빅테크가 직접 맡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구를 의심하고 어떤 분쟁을 인정할지를 스스로 정하는 순간, 이에 따르는 리스크를 자기 브랜드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웹 결제 시대에도 바로 그 이유로 기존 카드망이 아닌 페이팔이 이 판정을 차지했고, 그 능력이 페이팔을 이베이보다 큰 회사로 키웠습니다. A2A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자리는 빅테크가 아니라 스타트업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회사가 A2A 시대의 페이팔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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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onny